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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민담전집. 3: 몽골

저자
유헌수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3-09-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몽골 민담을 대표하는 주인공은 '엄청난 거짓말쟁이' 척척 셍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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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의 민담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찾다가 읽게 된 몽골편 민담전집. 과연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과 과제를 잔뜩 남겨주었다. 가장 생소했던 건 불교 요소였다. 다양한 라마승의 직위, 역할 하며, 청나라 시대의 영향을 받았을 여러 가지 관직이라든가.. 그리고 우리나라의 옛 이야기처럼 오랜 전래설화를 생각하고 폈는데, 이야기 대부분이 1900년대 이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점이 낯설었다.

 내가 몽골문화나 사회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다 읽고서도 무엇인가 찜찜한 기운만 잔뜩 남았다. 무지함에서 오는 찜찜함.

 그래도 한 가지는 정말 좋았는데 첫째로는 '엄청난 거짓말쟁이 척척 셍게'이다. 이름부터가 희한한데 하는 행동, 그리고 거짓말을 하는 기지 자체도 엄청 독특하다. 역자인 유원수 교수님은 민중이 척척 셍게를 사랑했을 것이라고 짐작하시는데, 과연 그럴만하다. 특히 재밌게 읽었던 여러 이야기의 공통점은 소위 '높으신 분'들을 거짓말로 곯려주는 것이다. 단순히 골탕먹이는 것을 넘어 민중의 애환이나 세상에 대한 풍자가 깊게 서려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책을 읽고 생긴 몇 가지 의문을 적어두었다가 교수님께 들고 갔더니 "이런 건 나 한 사람의 견해로 답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네가 공부하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야." 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 맞는 말이다. 앞으로 더 공부해야겠다..;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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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천사

저자
아사다 지로 지음
출판사
노블마인 | 2010-10-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지금 당신에게는 추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일본문단을 대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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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문학 책을 읽다가 지쳐 도서관(사실 '문고'라고 하는 게 더 맞을지도..)으로 향했다. 산뜻하고 읽기 쉽게 잘 쓴 저작이었지만, 예전부터 문학을 훨씬 선호했던 탓에, 목말랐다.

 

 서가를 둘러보며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는데 아사다 지로의 작품들이 늘어선 게 보였다. <프리즌 호텔>, <지하철>등등.. 그 중 <저녁놀 천사>를 골랐다. 서가에 있는 지로 작품은, 굳이 구분하자면 둘 중 하나였다. 유쾌하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아릿한 것이거나. <철도원>, <지하철>, <칼에 지다>를 읽었고 그때문에 지로를 좋아하게 된 나로서는, 유쾌한 작품은 선뜻 집어들기 망설여졌다.

 단편소설집이라 호흡도 적당했고, 가슴을 적시는 좋은 이야기들도 많아 이번에도 만족스러웠다. 표제가 된 <저녁놀 천사>의 마지막 두 문단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그렇게 깊게 들어가지 않아서 '내용 전게는 이게 끝?'하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요동치게 하기엔 충분했다. <차표>는 '유년시절 헤어진 좋은 사람에 대한 추억'이란 소재 자체가 좋았다. 나도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공감 되었다. <특별한 하루>는 제목과 반대되게 무덤덤하고 담담한 주인공과, 반전, 그리고 끝까지 조곤조곤한 마무리가 좋았다. 나라면 어땠을까? <호박>은 이해가 부족하여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언덕 위의 하얀집>은 온다 리쿠의 소설과 착각할 정도로 달콤한 동시에 오싹했다. <나무바다의 사람>은 윤동주님 작품 <자화상>을 떠오르게 했다. 시공간의 왜곡이든 환영이든, 내가 나를 만났다면? 어떤 느낌이고 그 뒤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고등학교 때 국어학원 선생님이 '어느 작가의 역량을 보려면 그 사람의 단편소설을 보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말마따나 단편소설 여러 편을 보면 그 작가의 문체나 무게 등이 모자이크처럼 드러나곤 했다. 좋아하는 작가 중 이례적으로 단편집을 많이 읽은 지로지만, 동시에 읽을 때마다 실망시키지 않는다. 걸출한 작가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은 지로의 장편을 선택해보기로 할까..? 글 작성을 마치고 다시 문고에 갈 생각인데, 좀 고민해봐야겠다.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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