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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가 하도 삐걱거려서(하드웨어 문제+소프트웨어의 버벅거림), 중요 자료를 백업 드라이브에 모아놓고 포맷을 했다. 삼촌이 오셔서 Mt.Lion과 Win7을 선택해서 구동할 수 있는 기묘한 환경을 만들어놓고 가셨다. 덕분에(?)3개의 하드디스크 중 하나를 포기하게 됐지만.

 개운한 마음으로 포맷, 재설치를 하고 재부팅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으니_백업 드라이브가 없어졌다. 하도 황당해서 재부팅을 4번 씩이나 해봤는데, 여전히 자료가 없었다. 잘못 포맷한 건가? 재설치한 뒤라 시스템 복구를 쓸 수도 없고.. 길게는 6년 된 자료도 있어 허탈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삼촌이 "디스크 하나를 바꿔갔다."고 증언해주셔서, 거기 있겠거니 하고 안심하고 있다. 백업 드라이브가 없으니 컴퓨터가 참 허전하다. 왜냐하면 거기엔 내가 평소에 듣는 음악부터 오래 전 쓴 토막글까지, 아주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저장되어 있는 까닭이다. 습관적으로 즐기는 게임이나 즐겨찾기까지.

 

 '블로그가 있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 포맷한 줄 알고 허탈해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그간 내가 썼던 모든 글이 날아가다니!'였다. 한때 작가를 꿈꾸며 열심히 적었던 쑥스러운 졸작들과, 토막글들, 미완의 글들... 그게 그냥 날아갔다는 생각에 아무 의욕도 없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블로그에 썼던 글은 오롯이 남아있으리란 생각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문학소년의 패기가 꺾인지는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내 삶의 활력소이다. 즐거움이다. 행복한 고민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 글이라도, 한 편 한 편이 소중하다. 하드디스크 데이터 손실사고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요런 공간, 블로그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앞으로는 블로그에 글쓰는 비중을 더 늘려야겠다. 공개글은 여전히 꺼려지지만 말이다.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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