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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저자
김혜진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4-05-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억원 고료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당신이 버릴 수 없는 마...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최근에 자기계발 서적을 즐겨 읽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고, 좀 더 나은 나로 변화시키는 게 좋았다. 그런데 문득, 건조해지기 시작했다. 다 맞는 말인데. 좋은 이야긴데. 이런저런 이론 말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그리웠다. 왜 있잖은가. 한동안만이라도, 잠시라도 간직하고 곱씹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말랑말랑한 멜로도 괜찮고, 기괴한 이야기도 괜찮고, 어쨌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사가 되는 그런 이야기.

 이야기에 허기를 느낀 건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다. 사놓고 읽지 않은 소설책들에는 손이 가지 않았다. 전자책 도서관에 접속했다. 그런데 서점 가서 소설분야를 둘러본지도 오래되어, 요즘 무슨 작가가, 작품이 좋은지 선별할 수 있는 능력도 사라졌다. 그래서 그냥 분야별로 보기를 눌렀다. 이 책, 저 책,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러다가 이 책 <중앙역>에 눈길이 갔다.

 

 김혜진 장편소설 『중앙역』. 이 책은 갓 거리의 삶으로 편입된 한 젊은 남자의 관찰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소설이다. 젊은 남자가 역 앞 광장에 들어선다. 거리의 생활에 갓 편입된 그에게 노숙은 불편하다. 그런 그에게 늙고 병든 여자가 다가온다. 그녀는 쥐가 무섭고 거리가 춥다면서 그의 품에 안겨 잠들지만, 밤새 그의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캐리어를 훔쳐 달아난다. 그는 분노하여 가방을 찾느라 난리지만, 사실 그가 그리워하는 건 여자의 살결이다. 며칠 후 그는 여자를 발견하고, 가방을 내놓으라며 그녀를 다그치는데…….

 

 '아이고. 또 여자 하나에 미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겠네.' 첫인상. 그런데 노숙이라는 소재가 정말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 흥미는 차차하더라도, 책을 더 고르기 귀찮은 데다가 첫 장편인 신예작가라는 데 흥미를 느껴 읽기 시작했다. 소설 배경이 되는 '중앙역'은, 내 생활권에서 가장 큰 어떤 역을 떠올리면서.

(다 읽고 난 감상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소설을 안 읽었더니 이제 알맞은 표현 찾기도 어려워진 모양이다.)

 

ㅡ말랑말랑하고 뜬구름 같은 로맨스도 없다. 고난 끝에 결국 성공한다, 사랑을 이룬다 이런 성공신화도 없다.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식의 동화도 없다. 주인공이 남들과는 좀 다른 존재로 묘사되지도 않는다. 되려 평범해지다못해 비굴해져 삶의 굴레에 속하는 모습이 참 현실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저 사람들과 다르다.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얼마간의 유예 기간을 주기도 한다. 하루가 지나면 또 하루만큼 늘어가는 유예 기간 따위가 아무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

-12%(전자책이라 쪽 수가 없다.)

 

"누가 돈을 주기만 한다면 나는 이곳에서 죽는 시늉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네 발로 기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도 핥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는 정말 그렇게 한다."

-85%

 

 무슨 연유에선지 노숙생활을 선택한 남자. 그리고 그에게 다가온 한 여자. '살결'을 섞고, 남자는 여자를 갈망하기 시작하고. 남자는 끊임없이 묻는다. 날 좋아하느냐, 날 사랑하느냐. 여자도 가끔 묻는다. 날 좋아하냐, 사랑하느냐. 둘은 자주 몸을 섞는다. 마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듯. 남자는 사랑한다고 생각해서 그녀를 위해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둘 다 확실히 답하지 못한다. 확신에 차서 답했다가도 이윽고 흐려진다. 뭐가 뭔지 스스로도 모르기 때문이다.

 

"난 그냥 살았어. 그게 다야. 이제와 그걸 너한테 사과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너한테도 과거가 있잖아. 우리도 언젠가 과거가 돼. 그렇게 되어버려. 제발 이렇게 시간 낭비하지 말자."

-38%

 

"잘 들어. 나는 어떻게든 여기서 널 벗어나게 해 주려..."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그러고 싶지 않다고!"

-83%

 

 대화에서도 잘 드러나있지만, 과거는 있으나 있는 게 아니다. 자기 과거도, 여자의 과거도 모른다. 미래를 말하며 길바닥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려는 사람의 호의도 필요없다. 다만 남루하게 늘어진, 그래서 '그냥 살아야' 하는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구걸로, 일용직으로 하루 벌어서 그 돈으로 술 파티를 벌이고, 서로 몸을 섞고.

 

 나는 함부로 낙관하고 서둘러 비관하는 대신 똑바로 서서 지금과 맞서는 법을 배울 것이다. 과거나 미래 따위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 뿌리를 박는 법을 터득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쥐고 만질 것이다. 오늘은 반드시 이곳을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나는 그것만 생각한다.

-91%

  위의 독백은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으로,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과거나 미래 같이 뜬구름이 아니라, 명백한 현실인식을 통해 일어서리라는 비장한 의지도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왜 이 작품에서 내내 씁쓸함을 느꼈을까. 아직 가슴이 팔딱거리며 뛰는 새파란 20대라서? 아직은 현실보다 꿈 꿀 게 많은 젊음이라서?

 

 <중앙역>을 읽는 내내 우리 세대를 생각했다. 청소년, 청년세대를. 내가 누구인지, 뭘 하고 싶고 뭘 좋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대학 가는 게 중요하고, 성적과 학점, 그러다가 또 취업, 승진, 돈 많이 벌기, 성공.. '다들 그렇게 살잖아. 어쩔 수 없어.'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설령 알았다 해도 잊어버린 채 하루살이로 그냥 '사는대로 사는' 삶. 어떻게든 여기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그 말에 대해서도 '놔둬요! 그냥 죽어버리게!'나 다름 없는 외침으로 응수한다. 사랑인지 아닌지 헷갈리지만 어쨌든 몸이 반응하니까 서로 사랑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사실은 공허해서, 불안해서, 항상 사랑하냐고 되묻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몰라요! 나 이 사람 모른다고요!'라며 내버리는.

 사는대로 사는 삶.

 

  새삼 내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영원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사명을 알고 실현해나가도록 하는, 생명구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의 도움과 또 은혜가 없었으면 나 또한 이런 삶을 살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을. 동시에, 마치 영화나 동물을 관람하듯 먼발치에서 관조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또한 한다. 함께 호흡하며 부대끼자.

 

 한 사람이라도 더 세우자. 한 사람이라도 더.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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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민담전집. 3: 몽골

저자
유헌수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3-09-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몽골 민담을 대표하는 주인공은 '엄청난 거짓말쟁이' 척척 셍게다...
가격비교

그 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의 민담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찾다가 읽게 된 몽골편 민담전집. 과연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과 과제를 잔뜩 남겨주었다. 가장 생소했던 건 불교 요소였다. 다양한 라마승의 직위, 역할 하며, 청나라 시대의 영향을 받았을 여러 가지 관직이라든가.. 그리고 우리나라의 옛 이야기처럼 오랜 전래설화를 생각하고 폈는데, 이야기 대부분이 1900년대 이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점이 낯설었다.

 내가 몽골문화나 사회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다 읽고서도 무엇인가 찜찜한 기운만 잔뜩 남았다. 무지함에서 오는 찜찜함.

 그래도 한 가지는 정말 좋았는데 첫째로는 '엄청난 거짓말쟁이 척척 셍게'이다. 이름부터가 희한한데 하는 행동, 그리고 거짓말을 하는 기지 자체도 엄청 독특하다. 역자인 유원수 교수님은 민중이 척척 셍게를 사랑했을 것이라고 짐작하시는데, 과연 그럴만하다. 특히 재밌게 읽었던 여러 이야기의 공통점은 소위 '높으신 분'들을 거짓말로 곯려주는 것이다. 단순히 골탕먹이는 것을 넘어 민중의 애환이나 세상에 대한 풍자가 깊게 서려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책을 읽고 생긴 몇 가지 의문을 적어두었다가 교수님께 들고 갔더니 "이런 건 나 한 사람의 견해로 답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네가 공부하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야." 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 맞는 말이다. 앞으로 더 공부해야겠다..;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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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2015)

The Salt of the Earth 
8.7
감독
빔 벤더스,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도
출연
세바스치앙 살가두, 빔 벤더스,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도
정보
드라마, 다큐멘터리 |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 110 분 | 2015-02-26
다운로드

후배 현복의 추천으로 보게 된 다큐멘터리.

검색을 통해 영화 꼭지를 봤을 때는 나무를 심는 이야기가 언급된 터라,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 생각났다(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추천도서목록으로 알게 된 작품이, 다시 조우하게 되니 낯설었다.)

 평론을 길게 쓰고 싶진 않다. 어차피 그저 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평을 쓰면서 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더 깊게 각인하기 위해서 쓰는 거니까. 전체공개로 해두는 건, 작품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나 궁금한 이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다.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몇 가지를 깨닫고 또 실천해야겠다고 느꼈다:

첫째, 역사를 배워야 한다.

 세바스티앙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는 얄팍하게 훑지 않는다. 한 곳에서 몇 년 이상 머무르며 그들과 동화되며 이를 생생하게 사진에 담아낸다. 사진 촬영 지역이 변하면서 연도도 함께 나오는데, 역사를 알고 있다면 각각의 사진에 더 잘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르완다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유고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쿠웨이트 지역 유전은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함이 커서 답답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정보를 조사해서 짧은 해갈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긴 흐름을 따라 '통찰'하고, 거기서 '혜안'을 낼 수 있는 높은 경지는 결국 역사 자체에 대한 공부와 고민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둘째, 세상은 넓다. 보고 돌아다녀야 한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게 무척 답답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세계를 좀 돌아다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한다. 그래선진 몰라도 다큐를 보며 해외여행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 늘 정해진 틀, 정해진 경로, 정해진 생각을 비교적 충실히 따라오곤 했다. 초중고시절 큰 문제 없이 모범생으로 지내고, 20대가 된 지금도 꾸역꾸역 체제를 잘 따라가며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고 있다.

 근데 그러고 싶지가 않다, 요즘. 시대가 어느 땐데 한국에서만 머무른단 말인가. 공무원, 아니면 대기업만을 대부분 바란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 돈 많이 벌어서 남들에게 과시하고 잘먹고 잘살고 싶어한다. 나는 그런 그림, 잘 모르겠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내 인생의 사명을 더 확고히 하고, 이를 이루어가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가난하고 누추해도, 소박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질 때문에 다소간 불편하고, 가끔 마음이 힘들 때도 있겠지만.

 넓은 세상을 보면서 내 시야를 확장시키고 싶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넓은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셋째, 결국 사람이다. 절망도 희망도.

 세바스티앙은 사회참여적 사진작가로 명성을 드높인다. 그가 세상에 고발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절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이야기가 나올 때 나도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좌절감을 느끼곤 했다. 인간의 악한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하지만 세바스티앙이 그의 가족과 함께 숲을 되살리는 작업을 시작하고, 그래서 복원이 된 모습을 보면서, 결국 절망도 희망도 사람에게 있음을 느꼈다.

 세상이 점점 악해지고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세상에서도 계속해서 삶이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은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있고, 이는 '더 나은 세계'를 위한 강렬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자기자신만이 잘 먹고 잘 사는, '(나 혼자만을 위한)더 나은 세계'를 꿈꾼다면 전.중반부에 걸쳐 표현된 절망의 세계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지구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함께)더 나은 세계'를 꿈꾼다면, 어디에도 없다는 뜻의 유토피아가 실은 우리네 삶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놀랍게도 이 지구의 반은 여전히 천지가 창조되던 때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

 

 

Posted by 비류
|

p.93

 "자기가 죽는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그 생각을 밀어내고 산다는 거죠. 항상 그 생각이 머릿속에 있지만, 누가 물었을 때가 되서야 안다고 대답하죠. 하지만 그러다가 갑자기 그걸 알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안 그래요? 문득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생각이 떠오르면 '세상에,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인데 잊고 있었구나'라는 말이 나오죠."

 

p.105

 자살은 한순간일 뿐이라고 렉시는 내게 말했다. 그녀는 내게 자살을 꼭 그렇게 표현했다. 한순간의 일이라고.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거나, 태양이 빛나고 있으며, 보고 싶어 안달하던 영화가 이번 주에 개봉한다는 사실 따위는 안중에 없게 되는. 잘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ㄱ으리란 생각이 퍼뜩 떠오른다. 영영 그럴 것 같다. 그래서 자신에게 묻는다. 이게 다란 말이야?

 

 p.106

(자살을 결심했다가 포기한 뒤)그러면 평범한 생활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마음에 계속 남는다. 그 생각을 일부러 하지 않더라도, 그날의 선택권이 내게 있다는 걸 알고 위로를 받는다. 사탕을 뺨 안쪽에 밀어넣듯이, 그 생각을 마음 구석에 밀어놓는다. 그 뒤에 묻어둔 기억은 혀를 굴릴 때의 달콤한 쾌감과 똑같다.

==============================

 동사무소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당신도 개에게 말을 건네본 적이 있나요?"라는 문구에 이끌려 선택한 책. 나도 짱이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지. 속상하면 끌어안고 울기도 하고ㅎㅎ 보고 싶구나. 그 예쁜 얼굴, 아름다웠던 털도 이제 슬슬 썩어가고 있을까. 죽은지 벌써 아홉 달이 지났네.

 

 책을 덮고 느낀 건, 음. 이 책을 이해하기엔 내가 경험이 너무 없다. 그런 것도 느꼈고, 예상했지만 '재미'가 주된 건 아니라는 점(바로 전에 읽은 책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인 영향이 있다.). <하치 이야기>처럼 개가 중심이 되어 풀려나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실망 아닌 실망을 한 점도 좀 있고.

 하지만 폴과 렉시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되짚어나가는 전체적인 구성, 그리고 한 이야기 한 이야기 속에서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며 만들어지는 깊은 의미 등은 짜임새 있다.

 렉시가 이따금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가 후회하는 연약한 모습 등은 나도 모르게 조금 안도하며 읽었다. 내 모습과 겹치기도 했고, 마치 아무런 결함이 없는 것 같은 여러 소설 속 여주인공들과는 대비되었던 까닭이다. 비교의식이 불러온 안도감 같다.

 

 나중에, 언젠가 내가 아주 사랑했던 누군가를 떠나보내게 된다거나 결혼해서 아내가 생기거나 한다면. 풍파가 몰아치고 삶의 질곡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간절해지면. 그때 다시 생각날 소설일 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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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아티스트
자우림
앨범명
Goodbye, grief.
발매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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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어여쁜 내 님아,
내 받고픈 것은 금도 돈도 아니라오.
서러워 마소,
그 고운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오.
훠이 훠이 훠이

해사한 내 님아,
내 님 웃으라고 노래도 주고 꽃도 주리다.
다 지나가오,
그 고운 가슴에 슬픔일랑 묻지 마오.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님아, 내 님아 꽃 같은 님아.
님아, 내 님아 해 같은 님아.

님아, 내 님아 꽃 같은 님아,
어디 멀리 가지 마오.
님아, 내 님아 해 같은 님아,
혼자 그리 가지 마오.

강에 가면 검은 물이, 산에 가면 어둠이
내 님을 데려 가려 하네,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님아, 내 님아 꽃 같은 님아.
님아, 내 님아 해 같은 님아.


 

-처음에 재생목록에서 제목을 보았을 때 받은 인상: "님아? 나 초등학생 때 게임에서 자주 쓰던 말인데."

-다른 곡들에 비해 긴 전주. 도대체 무슨 노래이기에.

-마침내 시작된 노래. "어여쁜 내 님아 내 받고픈 것은 금도 돈도 아니라오. 서러워 마소..."

 

끝까지 다 듣고 몇 가지 곡이 떠올랐다. 하나, 이수영의 <휠릴리>. 둘, 민요 <아리랑>. 셋, 위치스 <떴다 그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참 생뚱맞은 조합이지만,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느낌을 받았다. 한 곡 한 곡 설명해보기로 하자.

 

 <휠릴리>에 담긴 정서가 이 곡이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직접 글을 쓰면서도 기분이 묘하지만, 그랬다. 음색이나 곡의 속도나 연주하는 데 쓰인 악기 등등은 다 다르지만, '정서'가 거의 같다고 생각했다. 이쯤에서 <휠릴리>의 일부를 보자.

휠릴리~ 여길 좀 보아요 휠릴리~ 내게로 걸어와요
휠릴리~ 왜 잘못 가나요 잘 봐요 그녀가 아니라… 나예요…

* 얼마나 불어야 아나요 얼마나 커야 그대가 듣나요
고단한 사랑은 한번도 쉰적이 없는데
언제나 날 알아 보나요 언제나 날 사랑하게 되나요
그대가 나라면 참 쉬운 일일텐데

 <님아>에서 여러 번 반복되는  '님아 내 님아 꽃 같은 님아, 해 같은 님아.. 훠이 훠이 훠이.' 그리고 곡 전체를 통틀어서, 마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가지 말라고 절절하게 매달리는 듯한 여러 대목들('내 님 웃으라고 노래도 주고 꽃도 주리다' '강에 가면 검은물이 산에 가면 어둠이 내 님을 데려가려 하네'). 보고 싶고 곁에서 나를 사랑해줬으면 하는 건 두 곡 모두 마찬가지인 것이다. <휠릴리>가 좀 더 여성적으로, 다소곳하게, 어찌할 바 모르고 사랑을 노래하는 이미지일 뿐이지.

 이런 느낌의 연장선상에서 <아리랑>과 <떴다 그녀>를 떠올렸다. 온 국민이 다 아는 아리랑의 가사를 되새겨보시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정말 진심으로 발병나기를 기원하는 저주의 노래가 아니라, 그만큼 내 님을 붙잡고 싶은 소망이 간절한 것임은 다들 잘 아실 것이다. 

 <아리랑>을 떠올리게 만든 요소가 더 있다면, 다소 예스러운 느낌이 나는 어미(아니라오, 하지 마오, 가지 마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연상인데, 곡을 듣고 있으면 왜 부채춤 같은 게 생각나는지. 내공 가득한 김윤아의 목소리가 빚어내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꼭 판소리 창 하는 것처럼 구성지다.

 마지막으로 <떴다 그녀>. <떴다 그녀>는, 엄청 기다리고 바라고 쫓아다니던 그녀가 다시 내게로 왔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빠른 곡으로, 우악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듣다보면 한 번쯤 '피식' 웃을만한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좋아서 죽을 지경인 것이다. 그토록 사랑하고 바라던 그녀가 다시 내게 왔으니. 체면이고 뭐고 없다. 점잔 뺄 것도 없다. 그냥 좋아 죽는 것이다. 이리저리 뒹굴고 모양 빠지는 상황이 되어도 어쨌든 좋은 것이다. 왜? 그녀가 내게 왔으니까. <휠릴리>의 정서 + <떴다 그녀>의 정서가 반반쯤 어우러진 인상을 <님아>를 들으며 줄곧 받았다.

 

 웃프다. 미소 지어지는 동시에 가슴 한쪽이 조금 아프다. 현대판 아리랑이 아닐는지.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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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은 <Goodbye, grief>에 수록된 곡에 대한 리뷰를 쭉 적을 것 같다. 최종적으로는 앨범 전체에 대한 인상을 담게 되겠지?)

 


이카루스

아티스트
자우림
앨범명
Goodbye, grief.
발매
2013.10.14
배경음악다운받기듣기

[가사]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소한 비밀 얘기 하나,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봐도
보이는 건, 보이는 건...

난 내가 어른이 되면 빛나는 별들과 같이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열기로 꽉 찬
축제와 같이 벅차오를 줄 알았어.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숨을 죽인채로
멍하니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보자,
저 먼 곳까지, 세상 끝까지.
자, 힘차게 날개를 펴고 날아 보자,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어…

 지난주에 <스물 다섯, 스물 하나>에 대한 리뷰를 적은 뒤, 이번엔 어떤 곡에 대해 적어볼지 고민했다. 어쨌든 마음에 쏙 들어야 쓸 맛이 나니까. 이리저리 재생목록을 돌리던 중, 첫 느낌부터 확 끌리는 또 하나의 곡을 발견했다. <이카루스>.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를 줄 알았고." 마치 내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피식 웃고 말았다. 가사를 띄워놓고 음악과 함께 살펴보니 더 가관이었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봐도 보이는 건 보이는 건" ...

 타이틀곡 <스물 다섯 스물 하나>이외에 뮤비가 있는 곡은 이 한 곡뿐이 없다. 그만큼 비중을 뒀다는 의미인데.. <스물 다섯~>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가사가 참 아련하게 다가왔다. 두 곡을 종합해서 듣고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니 '멜랑꼴리'한 느낌이다. 가슴 한 쪽을 묘하게 허전하게 만드는 느낌? 앨범 제목은 <슬픔이여 안녕>인데.. 그래서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했다(이런 경우는 정말 드문데. 참 큰 마력을 지닌 곡과 구성이다. 정주행 이후의 감상에 대해서는 맨 마지막, 앨범 종합리뷰에 다 적어두기로 하자. 일단 여기서는 <이카루스>에 대한 감상만 담아두기로!).

 

 정주행 이후 차분하게 <이카루스>를 다시 들었는데, 또 피식 웃고 말았다. '잘 들을 걸.' 특히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아는데. 노래도 그렇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2절 또한 1절과 비슷한 구조로 시작한다. "난 내가 어른이 되면.. 반짝이는 줄 알았고.. 축제.. 벅차오를 줄 알았어.." 하지만 뒤이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무척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더 실어야지.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숨을 죽인채로 멍하니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보자. 저 먼 곳까지 세상 끝까지. 자 힘차게 날개를 펴고 날아보자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그 직후에 도입부("난 내가 스물이 되면..")반복. 무척 사랑스러운 구성이다.

 

 얼핏 들었을 때는 '사실 스물이 되고 보니 난 아무 것도 아니더라'에 대한 좌절감, 넋두리에서 끝나는 한풀이 노래라고 느낄 수 있다. 자세히 들으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 노래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신화 속 이카루스는 추락사 하기 전에 새로 변하게 되어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그 영향으로 높이 않는 새가 되었다. 그러나 자우림의 <이카루스>는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뒤에 다시 꿋꿋이 일어나 다음을 기약하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재도약을 꿈꾼다. 그것도 아주 힘차게. 패기롭게.

 1절과 2절 사이의 '라 라 라'하는 몽환적인 간주는, 기어이 비상하고 말겠다는 독한 의지를 되새기는 시간의 느낌이다. 날개를 바꿔 다는 것 같기도 하고.. 재정비.

 그런 이유로 맨 처음과 맨 마지막에 반복되는 "난 내가 스물이 되면.."은 탄식이나 주저앉아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아니라,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마음을 독하게 먹는 청춘을 떠올리게 한다.

 

 참 맛있는 곡이다. 재밌는 곡이다. 노래는 끝까지 들을 것.. 그리고 좌절하지 말고 자리 툭툭 털고 일어날 것 등등.. 여러모로 참 좋은 메시지를 준다. <슬픔이여 안녕>의 다른 곡도 깊이 감상해보고 해부해야겠다. 각자 곡은 형식이 다르지만, '앨범'이라는 한 가족의 형태로 담겨 있으니 일맥상통하는 어떤 것이 있겠지? 내멋대로 리뷰를 쓰면서, 보컬 김윤아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슬쩍 미소가 지어진다. 겉으로 보기엔 엄하지만 속은 따뜻한 누나/언니의 충고처럼 들린다.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한 좋은 충고.

 

 "야,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도 몰라? 그러니까 주저앉아서 울지 말고 일어나. 뭐라도 해봐야 할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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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아티스트
자우림
앨범명
Goodbye, grief.
발매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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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 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
아직도 나의 손에 잡힐 듯 그런 듯 해.
부서지는 햇살 속에 너와 내가 있어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지.
우~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너의 목소리도 너의 눈동자도
애틋하던 너의 체온마저도
기억해내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데
흩어지는 널 붙잡을 수 없어.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네가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우~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우~
우~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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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에 맺힌 게 많아서 그런가, 호소력 짙게 부르짖는 대목이 있으면 어떤 노래든 확 이끌리곤 한다. 호소력 짙다는 건 물론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명확한 기준은 없다. 듣고 끌리면 그게 호소력 있는 거지 뭐.

 

 작년에 길거리에서 듣고 꽂혀서 애타게 찾았었는데, 드디어 발견했다(그땐 자세한 가사도 모르고 그냥 아아아아아아 하는 대목만 인상 깊었다. '무언가 속에 응어리진 걸 분출하는 노래 같은데, 묘하게 끌리네.' 첫인상.). 무척 기쁘다. 그리고 그게 자우림 것이라서 더 기쁘다. '과연!'했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듣기에도 김윤아의 목소리는 내공이 있다.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제목 참 마음에 든다. 가사로 짐작해보았을 때 아마 남자 나이가 스물 다섯이고 여자가 스물 하나겠지. 하지만 딱히 연애관계를 생각하면서 이 노래에 젖어들어가는 게 아니다(그리고 실제로 많은 댓글들이 각자 자신의 스물 한 살, 스물 다섯을 추억하고 있었다.)스물 하나는 지났고, 아직 스물 다섯이 되지 않았지만, 나는 중고등학생 때를 추억하고 있다. 열 다섯과 열 아홉을. 내가 가진 꿈을 사랑하고, 그리고 그것을 위해 미친듯이 달렸던 시절.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한 존재로서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시절. 그때, 문청시절.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 다섯 스물 하나.")

 

 난 아직 이십대 초반. 앞날은 창창하건만 어째서 이렇게 씁쓸한 마음이 드는지. 꿈의 횃불을 한 번 불태웠다가 다시 몸을 추스르고 있기 때문일까? 이제는 내 욕심 따라 살기보다는 하나님이 내 삶을 통해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탐색해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빛났던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때때로 묵직한 미소를 짓게 한다. 왜냐하면 상처로 얼룩진 아름다움이기 때문에. 상처투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기억이기 때문에.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지.")

 

 난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한다. 특히 못다한 꿈에 대한 좌절감을 직격으로 마주하게 된 스무 살 스물 한 살 때는 유별나게 더 좋아했다. 친구들의 영향이 컸지만, 어쨌든 가서 목청껏, 목놓아서 속의 한을 소리로 질렀다. 노래를 빌어서(그거 아는지?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큰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목마른가보다. 계속 소리를 질러야 하나보다. 이 노래를 듣자마자 절친에게 카톡을 했다. 노래방 가서 부르고 싶다고. 가게 되면 남키로 맞추고 열심히 감정을 실어야지. 삑사리 범벅이 될지언정.

("우~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지난 꿈에 대한 속풀이 시원하게 하고, 주어진 현재와 미래에 충실한 삶을 또한 살자!!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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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타락: 늘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해야만 죄의 유혹을 이길 수 있다(본문 왕상 11:9-13).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나라를 잘 다스렸던 솔로몬이 훗날 타락하게 된다. 죄의 유혹을 받는 것과 유혹에 넘어가 죄짓는 것은 다르다. 죄의 유혹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예수님도 마귀의 유혹을 받았다. 유혹받을 때 단호히 믿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유혹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본문에 보면,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두 번이나 나타나셨다'고 한다. 특별한 은혜를 체험한 것이다. 그가 타락한 이유는 그 같은 은혜를 기억하지 못했던 탓이다. 은혜를 기억할 때 죄의 유혹을 이길 수 있다.

 모세는 '어리석고 지혜 없는 백성아 여호와께 이같이 보답하느냐 그는 네 아버지시요 ...(신 32:6)'라고 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가 되심을 상기시킨다(고후 6:17-18).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우리를 사랑하신다. 이런 사랑을 기억한다면 죄지을 수 없을 것이다(요일 3:1-3).

 

생명의말씀사 <굿데이 성경> 개역개정4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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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싸움: 믿음과 인내만이 영적 싸움에서 연속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게 해준다(본문: 여호수아 10:6-14).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는 하나님으로부터 승리를 보장받았지만,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야 했다. 기브온 전투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여호수아는 이미 이긴 전투이지만 가나안 다섯 족속의 동맹군을 물리치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며 태양의 움직임까지 정지시켜 놓고 끝까지 전투를 벌여야 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은 영적 싸움의 성격을 잘 드러내준다.
첫째, 하늘나라의 약속과 그리스도의 승리가 확정되었지만, 마지막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둘째, 마귀가 모든 악의 세력을 규합하여 공격해오더라도(벧전 5:8)믿음으로 능히 이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셋째, 구원은 이론적인 교리가 아니라 계속되는 경험임을 확신해야 한다. 기브온에서의 승리는 오직 믿음과 인내만이 영적 싸움에서 연속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게 해준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생명의말씀사 <굿데이 성경> 개역개정4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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