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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개는, 시간이 확 많아지면 이를 어떻게 쓸지 몰라 방황하다가 헛되게 흘려보내곤 합니다. 마치 남의 일인양 객관화해서 이야기하는 저도, 똑같습니다. 방학이 시작된지 꽤 됐고, 이젠 학교로 돌아갈 채비를 슬슬 해야 할 때인 요즘도 '오늘은 참 부질없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날을 보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무력하게 보냈다 하더라도, 24시간 중 짧은 순간이나마 또렷한 '자취'를 남겼다는 생각이 들면, 그날은 결코 그저 흘러간 날이 아닙니다. 하나하나의 자취가 모여 '삶의 궤적'을 완성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기하게도 이 자취들은, 머릿속에선 잊어버려도 시간의 흐름 속에선 되살아납니다.
 때로 어떤 자취는, 현재 자기가 생각하는 궤적과 전혀 연관성 없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지워버리거나 덮어버리진 말아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다보면 어느 순간, 다른 부분들과 잇닿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신비(*저는, '인도하심'이라 표현합니다만.)는 이성이나 논리로는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습니다. 다만 자취끼리 연결되어 궤적의 한 부분을 차지했을 때야 비로소 납득할 수 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작품에서 'Carpe Diem!'이라는 말이 나왔고, 주변에서 흔히들 이야기합니다. 삶의 아주 사소한 것에도 충실해서 매일매일 작은 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여러분에게 주어진 삶의 궤적은 더욱 뚜렷해지고, 풍성해지고, 세세해질 것입니다.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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