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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이후, 여기다가 글을 올리는 게 생활의 기쁨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네이버에서 블로깅으로 불 붙었을 때는 하루에 두 편 꼴로 쓰곤 했으니 이상할 것도 없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글을 안 쓰다가 쓰기 시작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쓸 게 너무 많다. 거창한 것도 아니다. 그냥, 오늘을 살다가 떠오른 소재에서 주제를 추출했을 뿐인데.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는, 알마인드!)


 나는 글을 쓸 때 고민이 많은 편이라, 포스팅 하나 하는데 보통 2~30분씩 걸린다.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러다보니 한 편 쓰고 나면 잠시 쉬어야하곤 한다. 근데 글감이 저렇게 많아지면, 욕심과 선택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있는데, 마음 같아선 다 글로 담아내고 싶다..
 또, 블로그의 카테고리가 세세해질수록 잡아내는 글감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것도 은근히 고민된다. 아직은 포스트 수가 '0'이 찍힌 게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나둘씩 그 분류에 맞는 개성있는 글이 올라올 것이다. 나중엔 글감에 짓눌려버리는 게 아닐까~
 오늘은 낮잠도 잤으니, 일단 제일 하고 싶었던 글감부터 짜봐야겠다. 컴퓨터는 피곤하니 손으로 할까?

 ..아, 그 전에 방부터 치워야겠다. 어째 늘 난장판이다-_-;;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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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글쟁이 유형>과 그 수
1:일상에서는 누구나, 정말 짧은 것이라도, 글을 쓴다.
2:노력을 기울여 쓰는 사람도 많다.
3:재미로 쓰는 사람도 많다(글이 주는 즐거움에 푹 빠져 '미친듯한' 사람도 꽤 많다).
4:작가가 되겠다고 단련하는 사람도 꽤 많다. 특히 요즘들어 더 증가하는 추세다.
5:하지만 잘 쓰는 사람도, 재능 있는 사람도 널리고 널렸다.
6:노력으로 달필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많지 않다.
7:천재들이 있다. 노력 없이도 어느 정도 뛰어난. 드물다.
(*업무나 학업 때문에 글 쓰는 건 제외)

 중고등학교 시절, 작가가 되겠다고, 정말 미친놈처럼 글을 쓰고, 달리고, 즐길 때, 나는 123을 포함해 4번까지였다. 그리고 5번에 대한 열등감에 어느 정도 사로잡혀 있었고, 지향점은 6번이었다.
 지금은? 3번. 굳이 이전처럼 치열하게 쓰지 않는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분야가 내 삶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작가가 더이상 장래희망이 아니다. 그리고 설령 목표로 설정한다 치더라도 '잘 쓰는 사람들'과 '재능 있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나를 혹독히 단련시킬 게 뻔하다. 몇 년을 그래왔는데 그 습관이 어디 가겠는가. '작가의식'이라 칭했던 글에 대한 열정은, 이전만큼 불타오르진 않는다. 그때문에 매일같이 글을 올리던 블로그(네이버)를 닫아 버렸다(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도 문제였지만.). 블로그를 관두고 나서 글쓰는 유형이나 생각의 깊이 등 많은 부분들이 변했다. 그러나 글을 좋아한다는 것, 그거 하나만큼은 같았다.
 펜을 꺾기로 결심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거듭 만류했다. 특히나, 글 쓰겠다고 덤비기 이전부터 날 알아온 애들도(예전에도 특정 몇 개 분야에 불타올랐다가 관둔 적이 있었다.)'왜 그러느냐'고 심지어 따지기까지 했다. 흉금을 터놓은 친구 누굴 만나든지.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만류, 따지기 같은 격한(?)반응은 예상에 없던 것이었기에. 한결같이, 친구들은 되려 내 반응을 보고 '?'라는 표정을 짓곤 했다. 어떤 친구에게 듣기로, 심지어 국어학원 선생님까지도 내가 펜을 꺾었단 이야기를 듣고 몹시 아쉬워하셨다고 한다. 아니, 나 달필 아닌데. 그냥, 좋아서 조금 미쳤었을 뿐인데. 열심히 하려 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부분이 잔뜩 있는 그런 글쟁이였는데. 
 '어쨌든 모두들 고맙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감사와 의문이 뒤섞인 명제를 머릿속 한구석에 새겨놓고, 살았다.

 그리고 얼마 전, 내가 속한 청소년단체에서 '블로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내 이력이 쓰임 받게 되었다. 3주 정도 준비했다. 준비기간동안 그거에 몰두하느라 다른 일에 조금씩 지장이 있었다. 별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만, 한편으론 옛날 생각과 열정이 되살아나서 흐뭇했다. 강의 목적은 '블로그를 시작하게 하기'. 그래서 "너희들도 할 수 있단다. 해보렴"이라는 메시지가 남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강의 당일. 평소에 친구들에게나 치는 '드립'도 섞어가면서 열심히 진행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내 이야기를 꺼냈다. 순간 속에서 불이 확 올라왔다. 흥분해서, 조금 화난 듯 이야기했다. 덕분에 핀트가 좀 흐려지고, 횡설수설하게 됐다. 어떤 애들이 보면 내가 화내는 거라 오인했을 수도 있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고조됐었다(웃음).
 강의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애들이 강의로 얻은 것보다, 내가 깨달은 게 더 컸다고 단언할 수 있다. 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불. 그래. 그냥 좀 지쳤을 뿐이었다. 붙이기만 한다면 얼마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 그 사실이 놀라웠다.
 발견 뒤. 블로그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구상하고, 티스토리 초대장을 얻어 이곳 '건너편 산 정상..'을 개설했다. 프로필에도 간략히 소개되어있지만, '건너편 산 정상' 이미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룰 예정이다.
 블로그를 열고 난 뒤, 매일같이 만나는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예전에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할 때도, 지금 싸이월드에 아주 드물게 올라오는 글도 꾸준히 읽는 녀석이었다. 그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오 진짜? 잘 됐다. 네 글 읽는 거 재밌어."
  블로그나, 미니홈피나, 페이스북이나, 어쨌든 사람에게 노출되는 데 의의가 있다면, 독자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재미도 없고. 그렇기에 녀석의 한 마디는 좋은 촉진제가 되었다. 그리고 고정독자 한 명 확보!라는 점에서도 힘이 나고, 우와, 재밌다니(웃음). 그것보다 좋은 말이 어딨겠는가.

 티스토리의 새살림, 이 공간에서, 또다른 삶의 깊이와 재미 그리고 이외 모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들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고맙다 친구야.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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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카테고리에 올라오는 토막글들은 제 페이스북에도 똑같이 올라갑니다. 아직은, 새살림인 이 블로그를 공개하기가 허전하기도 하고, 네이버 블로그의 향수가 남아 티스토리가 낯선 부분도 있습니다. 게다가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이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새 공간이 읽을거리 볼거리를 갖추게 되면(=무르익으면)공개할 예정입니다. 어차피, 관심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올테니 그들의 고생(?)에 보답하고자 좀 더 맛있고(멋 아닙니다. '맛'입니다.)매력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거든요.

 저녁에 밖에 나갈 일이 있어, 집을 나서기 전에 페이스북에 단상 2번(삶의 자취, 그리고 궤적)을 올리고 몇 시간 뒤에 돌아왔습니다. '짧은 생각'에 불과했지만 한편으론 무척 마음에 들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했거든요. 돌아와서 보니 동의/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좋아요'가 6개. 방금 저도 눌렀으니 7개가 되었네요.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어느 순간 흐뭇하게 미소지었습니다. 내 머릿속에서만 웅웅거리는 '생각'이란 게 드러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이죠.
 또한, 그 미소 속에는 너털웃음도 조금 섞여 있었습니다. 생각도, 인터넷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건데. 지역, 국경 같은 공간제약을 초월해서 순식간에 서로를 이어준다니. 정보화가 너무나 익숙한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느끼는 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하늘을 쳐다봤습니다. 손에 잡히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공기. 또, 먼지, 분진. 전파. 인터넷과 그 플랫폼 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노출되어 있을 머릿속의 생각. 언뜻 들으면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그런데 현실이고,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득 무선전신이 떠오릅니다. 관련된 정보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마르코니에 대해서. 이런 세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움직여 일구어낸 사람이니까요.

Posted by 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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